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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979년 롯데호텔, 롯데쇼핑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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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장래를 깊이 생각했습니다. 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는 기필코 관광입국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신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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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호텔과 롯데백화점이 들어선 명동 전경 [출처 :롯데그룹]

1970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을 청와대로 불러 반도호텔 인수를 권유한다. 반도호텔은 일제강점기인 1936년 일본인 사업가 노구치 시다가후가 설립한 지하 1층, 지상 8층 111실 규모의 비즈니스호텔이다. 1950년대까지 서울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었으며 조선호텔과 함께 당대 최고급 호텔이었다. 1945년 광복 후 미군정에서 사용하다 정부 수립 후 교통부 관광국 산하의 관광호텔로 바뀌었으며, 1963년 국제관광공사가 운영하면서 반도조선호텔로 불렸다.

1970년대 들어 엠버서더호텔 등 민간기업이 세운 호텔이 속속 들어서면서 반도호텔은 시설 노후화 등으로 경쟁력을 잃고 대규모 적자를 냈다. 이에 정부는 경쟁력 제고를 위해 민영화를 추진한다. 여러 기업 중에서도 롯데에게 인수를 제안한 이유는 일본에서 막대한 부를 쌓은 재일교포 사업가 신격호가 호텔 사업을 통해 모국에 대규모 투자를 하길 바랐기 때문이었다.

당시 신격호는 1965년 한일 수교 이후 고국인 한국에 진출해 롯데제과를 세우고 식품 사업을 벌이고 있었다. 그는 호텔 사업 경험이 전혀 없었기에 박정희의 제안에 잠시 망설였으나 관광산업이 한국에 보탬이 될 것으로 보고 인수를 결심한다. “한국의 장래를 깊이 생각했습니다. 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는 기필코 관광입국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신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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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7년 반도호텔 전경 (출처 : 국가기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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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4년 6월 반도호텔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김동환 롯데호텔 사장(오른쪽), 김좌겸 한국관광공사 사장(왼쪽) (출처 : 롯데그룹)

최고급 독자 브랜드 호텔을 세우다

롯데는 호텔 신축에 앞서 여러 싱크탱크에 자문 용역을 맡겼다. 보고서는 1970년대 한국의 경제상황과 외국인 관광객이 드문 현실을 고려해 객실 300실 규모로, 직영이 아닌 외국계 호텔체인에 위탁운영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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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 설립 추진 회의 중인 신격호 회장 (맨 왼쪽) (출처 : 롯데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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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9년 롯데호텔서울 전경 (출처 : 롯데그룹)

그러나 신격호의 구상은 원대했다. 외국 기업에 로열티를 주고 싶지 않다며 독자 브랜드 운영을 지시했고, 호텔 부지 주변의 땅을 매입해 당시 누구도 상상하지 못했던 호텔, 백화점, 오피스를 갖춘 소공동 지구 복합개발을 추진했다. 세계적 수준의 호텔을 짓기 위해 해외 유명 호텔을 답사했으며, 객실 규모 1,000실에 당시 31층으로 국내 초고층이었던 삼일빌딩보다 더 높은 건물을 짓고자 했다. 수준 높은 서비스를 위해 2,300여 명의 직원을 미국과 일본으로 파견해 연수 받도록 하였다. 또 건축 자재는 최고급 재료만 사용해 롯데호텔을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세계에 선보이고자 했다.

6년에 걸친 공사 끝에 1979년 10월 롯데호텔 서울이 개점한다. 지하 3층, 지상 38층 규모에 1,020개 객실을 갖춘 당시 동양 최대의 특급호텔이었다. 건설비에는 경부고속도로 총공사비(1억9,000만 달러)에 맞먹는 1억5,000만 달러가 투자됐다.

관광산업 근대화에 기여한 롯데호텔과 롯데백화점

롯데호텔 개관으로 관광업에 진출한 롯데는 이후 국내 유통업 근대화를 내세우며 유통산업 진출을 선언한다. 1979년 11월 15일 롯데쇼핑주식회사를 창립하고 다음 달인 12월 롯데호텔 바로 옆에 롯데백화점 본점을 열었다. 지하 1층, 지상 7층으로 다른 백화점에 비해 2~3배 더 큰 규모였다. 최상층부에는 국내 최초로 전 층에 식당가를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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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9년 개점한 서울 명동 롯데쇼핑센터 외관 (출처 : 롯데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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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쇼핑센터 개장 테이프 커팅식(1979. 12. 17) (출처 : 롯데그룹)

롯데백화점 개점 첫날에만 30만 명이 방문했으며, 영업 첫해 454억 원 매출(시장점유율 38%)을 달성해 유통업계 1위를 차지했다. 롯데백화점은 한국 대표 백화점으로 인정받아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1988년 서울올림픽의 공식 백화점으로 지정되어 한국의 유통문화를 세계에 알렸다.

이후 롯데백화점은 잠실점, 영등포점, 청량리점 등을 개점해 다점포 시대를 주도하고 소비 트렌드에 발맞춘 다양한 형태의 점포를 선보여 국내 쇼핑 트렌드를 선도했다. 신격호 명예회장은 관광산업 현대화에 기여한 공로로 1995년 유통업계 최초로 금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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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 전경 (출처 : 롯데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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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롯데월드타워 전경 (출처 : 롯데그룹)